공인인증서만 폐지하면 되나?

비표준웹브라우저만 고집하는 인터넷환경 바뀌어야모든 것의 출발은 인터넷 익스플로러라는 비표준웹브라우저 때문에본인명의 휴대폰 인증제도 없어져야...휴대폰 없는 사람도 살 수 있어야

  • Editor. 김재봉 선임기자
  • 입력 2020.05.21 18:04
  • 수정 2024.01.25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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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스=김재봉 선임기자] 한국 인터넷환경이 온갖 액티브엑스와 공인인증서, 아이핀, 휴대폰 인증 등으로 컴퓨터에 무리를 주게된 원인은 표준웹브라우저를 버리고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비표준 웹브라우저인 마이크로 소프트사가 윈도우즈 98출시와 함께 끼워넣기로 판매한 인터넷 익스플로러 때문이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웹브라우저 이전에 전 세계 인터넷 환경은 표준 웹브라우저인 넷스케이프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맥OS를 제외한 모든 IBM계열의 컴퓨터가 마이크로 소프트의 윈도우즈를 운영체제로 사용하면서 빠르게 비표준 웹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로 갈아타기 시작했다.

특히 한국은 서버환경까지 윈도우즈 시스템으로 갈아타면서 모든 컴퓨터 사용자들이 접속하는 홈페이지 기반을 윈도우즈 최적화만 고집해 IT강국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환경은 가장 후진적인 국가로 남았다.

은행업무를 보기위해 필수 사항이었던 공인인증서, 여전히 공인인증서 세상이다.
은행업무를 보기위해 필수 사항이었던 공인인증서, 여전히 공인인증서 세상이다.

■모든 것의 출발점 ‘비표준 웹브라우저 – 인터넷 익스플로러’

윈도우즈98 출시와 함게 마이크로 소프트사가 인터넷 익스플로러란 비표준웹브라우저를 운영체제 안에 포함시키자 유럽과 미국에서는 독과점을 우려하는 많은 반대 목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정부기관부터 윈도우즈 기반으로 독점을 하면서 은행을 비롯한 대부분의 공공기관들까지 오로지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최적화된 홈페이지만 운영했다. 이는 유럽과 미국 등에서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아닌, 표준웹브라우저인 넷스케이프와 크롬, 파이어폭스, 사파리 등 어떤 웹브라우저에서도 모든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던 것과 정반대 행보를 보인 것이다.

오랜 시간 비표준웹브라우저를 짝사랑한 한국은 취약한 보안강화를 위해 각종 액티브엑스를 설치하는 악순환의 반복이었다.

이러한 흐름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표준웹브라우저 환경에서 보안강화를 하고 고객들은 간편 회원가입 및 간편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한 세계적인 추세와는 반대로 한국은 비표준웹브라우저 환경 속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보안강화를 하지 않고 고객들이 각종 액티브엑스를 다운로드해 설치하는 것으로 보안강화를 떠넘긴 측면이 강하다.

20년 넘는 한국의 비표준웹브라우저 체제하의 인터넷환경은 전 세계 해커들에게 쉬운 먹잇감을 제공했고, 해커들은 실습삼아 각종 액티브엑스로 보안강화를 한 한국의 은행들을 공격하거나 정부기관 홈페이지를 공격하는 행동을 반복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민원을 올리기 위해서는 본인인증 후 공인인증서까지 거쳐야 한다. 화면에 나타난 작업을 거쳐야 공인인증서가 나타난다.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민원을 올리기 위해서는 본인인증 후 공인인증서까지 거쳐야 한다. 화면에 나타난 작업을 거쳐야 공인인증서가 나타난다.
앞 작업을 마치고 드디어 나타난 공인인증서
앞 작업을 마치고 드디어 나타난 공인인증서

■공인인증서 폐지됐지만, 이미 액티브 엑스 필요한 다른 인증서들이 장악

공인인증서와 액티브엑스가 문제가 되자 등장했던 결제수단이 ISP다. 하지만 대부분 업체에서 ISP결제를 위해 공인인증서는 필수다.

그나마 온라인 쇼핑몰의 경우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ISP결제수단을 사용하기 위해 접속할 때마다 액티브엑스 업데이트를 하거나 새로 설치를 해야 한다. 이런 일이 반복될수록 컴퓨터환경은 점점 더 느린 인터넷접속을 제공하게 된다.

온라인쇼핑몰보다 최악은 은행과 정부기관들이다. 은행은 접속할 때마다 새로운 업데이트를 설치하도록 강요를 하고 있고, 정부기관도 너무나 많은 액티브엑스를 설치해야만 정상적으로 화면이 나타나거나 다음 순서로 진행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얼마전 공인인증서와 액티브엑스의 불편함을 풍자해 인기를 끌었던 유튜브 동영상 화면
얼마전 공인인증서와 액티브엑스의 불편함을 풍자해 인기를 끌었던 유튜브 동영상 화면

얼마전 “깔고 또 깔고” 유튜브 동영상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주범은 액티브엑스와 공인인증서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 인터넷환경의 후진성에 공감하면서 이 영상은 많은 인기를 누렸다. (참조 : https://youtu.be/IGjKVBqr8tM)

문제는 공인인증서와 액티브엑스만 아니다. 한국의 대부분 인터넷환경은 회원가입과 각종 본인 인증에서 본인명의 휴대폰 인증을 필수로 두고 있다.

해외사이트처럼 이미 가입된 SNS계정을 통한 회원가입 후 간편한 사용이 아니라, 회원가입 하나를 위해서도 공인인증서와 휴대폰 본인인증이 필요하다. 이러한 작업절차를 위해서 당연히 각종 액티브엑스를 다운로드해 설치하고 컴퓨터를 다시 껐다가 켜야하는 것은 피할수 없는 번거로움이다.

본인명의 휴대폰 인증이 만능이 되면서 초등학생이나 심지어 유치원생들도 본인명의 휴대폰이 있어서 EBS교육방송도 들을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본인명의 휴대폰을 통한 인증의 함정은 10대들이 쏘카 같은 차량공유 앱에서 가짜 인증을 하고 차량을 빌려서 사고를 내는 일까지 비일비재하다.

■공인인증서와 함께 액티브엑스 없애려면 표준웹브라우저만 사용해야

한국 인터넷환경의 선진화는 사실 간단하다. 정부기관과 은행들만이라도 비표준웹브라우저인 인터넷익스플로러 최적화 서비스를 지금당장 버리고, 표준웹브라우저 최적화 서비를 실시하면 된다.

심지어 마이크로 소프트까지 윈도우즈10을 출시하면서 그동안 사용하던 비표준웹브라우저인 인터넷익스플로러를 버리고, 표준웹브라우저인 ‘엣지’를 출시했다. 하지만, 한국은 마이크로 소프트사가 표준 웹브라우저 ‘엣지’를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비표준웹브라우저를 사용하고 있다.

표준웹브라우저들은 자체 보안강화가 매우 훌륭하다. 여기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강화된 보안프로그램으로 고객안전을 보장하고 있어서 한국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들이 안심하고 간편하게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

일례로 한국 사이트에서 회원가입과 결제하는 것과 유럽이나 심지어 중국의 사이트에서 회원가입 후 결제하는 것을 비교만 해봐도 한국이 매우 불편하고 중국 사이트는 매우 편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사이트인 알리바바와 Wish 등 어떤 사이트에서도 본인명의 휴대폰 인증 절차가 없으며, 공인인증서를 통한 결제가 필요없다.

반대로 한국에서는 회원가입하는 과정에서도 반복되는 인증으로 사용자들을 지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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